인간 생존능력, 비축된 에너지로 3개월 버틴다!

인간 생존능력, 비축된 에너지로 3개월 버틴다!

인간 생존능력, 비축된 에너지로 3개월 버틴다!

Blog Article

인간 신체능력의 한계


 

심해로부터 에베레스트 정상까지, 지구 우주공간까지, 세상 어디에도 인간이 닿지 못할 곳은 없다.  과거에 끝이라고 생각되던 영역이 시작이 되고 지금 시작에 불과한 것이 먼 과거가 되듯이 인간은 자신의 한계를 날마다 깨뜨리고 있다.  끊임없이 넓혀지고 가늠할 수 없이 솟아나는 인간의 능력은 과연 어디까지인가?

 

인간 생존능력!


 

인간은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적절한 영양섭취, 운동, 휴식이 모두 필요하다. 즉 잘 먹고, 열심히 일하고, 잘 쉬면 건강할 수 있다. 휴식중에서도 수면은 가장 효과적이고 중요하다. 그러나 음식물과 물이 공급되지 않는 극한상황에서는 신체의 능력만으로 생명을 유지해야 한다.

 

수면 박탈 17일만에 실험쥐 숨져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산소다. 인간은 산소공급이 3분 이상 중단되면 뇌세포가 정상기능을 유지할 수 없고, 5분이 지나면 뇌세포가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로 파괴돼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인간의 생존능력은 대체로 산소의 공급이 원활한 상태에서 논의되고 있다.



산소 다음으로는 물이 중요하다. (외부에서 물이 공급되지 않을 때 인체는 지방을 분해해 0.25L의 물을 자가공급한다.) 물을 연료로 불을 피우는 것이 생명이라고 할 수 있다. 물이 없으면 인간은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사람은 3일 정도는 쉽게 굶을 수 있지만 하루라도 물을 마시지 않으면 금방 고통을 느끼게 된다. 물을 먹지 않고 3일 동안 의식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인체는 내부에 지방의 형태로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지만 물은 저장할 수 없다. 산소도 저장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 중요한 것일수록 몸에 저장할 수 없는 것이다. 다행히 물과 산소는 필요한 만큼 쓸 수 있도록 외부에 충분한 양이 주어져 있다. 수면 또한 생존에 극히 중요한 요소다. 동물실험에 따르면, 쥐에게 수면을 취하지 못하도록 수면 박탈상태를 유지하자 17일 만에 죽어 버리는 것으로 관찰됐다. 쥐가 먹이 없이 살 수 있는 기간이 16일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수면은 음식물 못지 않게 생존에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물과 음식물 없이 생존기록 18일


 

인간은 생존에 필요한 물과 음식물이 제한된 상황에서 얼마나 오래 생존할 수 있을까? 인간이 극한상황에 얼마나 견디는가 하는 인위적인 실험은 윤리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므로 사례를 통해 추정할 수밖에 없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의 생존자 박승현 양(당시 19세 음식은 물론 한 방울의 물도 먹지 못한 상태에서 17일을 견뎌 내고 비교적 건강하게 구조됐다. 이는 가히 기적적인 사례로 박양이 구출되던 순간 많은 사람들이 생명에 대한 경외감에 사로잡혔다. 무려 3백77시간여 동안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와 싸워가며 생명을 지켜낸 것은 인간의 끈질긴 생명력 때문이었다.

박양의 매몰시간은 1967년 충남 청양군 구봉광산 지하 1백25m의 갱속에 갇혔다가 15일 9시간(3백68시간)만에 구출된 광부 양창선(당시 36세)씨보다 8시간이 많은 국내 최장기록이었다. 게다가 광부 양씨는 매몰된 뒤부터 구조대와 계속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갱도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로 목을 축일 수 있었던 것과는 달리 박양은 폐쇄된 공간에 갇힌 상태로 물과 음식이 전혀 없는 극한 상황을 이겨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진 생존기록으로 평가됐다. 지금까지의 사례를 살펴보면 붕괴나 지진 등으로 매몰된 상황에서 인간의 생존능력은 대체로 20일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기네스북에 따르면 물과 음식이 전혀 공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장 오래 생존한 기록은 1979년 오스트리아의 안트레아 마하베츠(당시 18세)군이 세운 18일이다.

 



생체시계, 불가사의한 인간의 적응력


 

매몰상태에서는 외상이 없어야 인체의 에너지 소모가 적어 생존에 유리하다. 박승현양의 경우 구조 당시 외상이 거의 없었다. 또 어두운 공간에서 수면상태를 장시간 유지하면 신진대사가 줄어들기 때문에 생존에 더 유리하다.

한편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에서 13일을 견딘 유지환이나 11일을 버틴 최명석씨 등의 사례를 보면, 인간의 생존에 공기와 물의 공급이 필수적인 조건임에는 틀림없지만 이 밖에도 신체의 신비스런 적응력이 작용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극한상황에 한 사람에게 시간이 천천히 지나가는 듯한 일시적 시각장애가 일어나면 생체시계가 느려지고 이에 그 대사도 저하돼 장기간 생존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외부의 자극이 단절된 상태에서는 느낌만으로 시간이 흐르는 것을 감지한다. 이 때 인체는 자극이 없으므로 무료함을 느껴 시간이 천천히 가는 것으로 느끼는 것이다. 실제로 11일만에 구조된 최명석씨의 경우 "5일 정도 지난 것 같다"고 말했고, 또 유양도 매몰 후 13일이 지났다는 것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동물은 불리한 자연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비활동상태로 장기간 지내는 동면을 취한다. 개구리, 뱀, 도마뱀, 거북 등의 양서류나 파충류는 동면을 하면 체온이 주변온도와 거의 같아지고 대사가 매우 천천히 진행된다. 포유류인 박쥐, 고슴도치, 동면쥐 등은 거의 가사상태로 월동하며 체온은 외부 기온에 따라 일정수준까지 내려간다.

동면을 하는 동물들은 겨울의 대부분을 거의 가사상태로 지낸다. 이때는 겉보기에는 죽은 것처럼 보인다. 체온은 거의 0℃까지 내려가고 호흡은 1분에 불과 몇 회로 유지된다. 심장 박동은 점차 느려져 맥박이 뛰는 것을 거의 느낄 수 없게 된다.

반대로 사막지대에 사는 동물 중에는 동면과 비슷한 하면을 통해 심한 가뭄을 피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적응현상은 특정시기에만 가능하고 필요에 따라 임의로 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동면이나 하면은 불리한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대사를 낮추는 동물들의 독특한 적응방법이다.

 

 

비축된 지방량이 좌우


 

인간에게서는 동면이나 하면과 같은 적응현상은 관찰된 적이 없다. 그러나 단식과 같은 한계상황에 놓일 때 인체도 불리한 환경에 적응하라는 대사적 적응이 일어난다. 체중 70kg 정도의 영양상태가 좋은 남자괴 경우, 근육과 간에 저장한 글리코겐으로 약 1천6백kcal, 대사 가능한 단백질(근육)로 약 2만 4천kcal, 그리고 지방으로 약 13만 5천kcal의 활동 연료를 비축하고 있다. 활동을 하지 않고 기초대사만 한다고 하면 24시간 동안 인체는 약 1천6백kcal의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인체가 최소한의 활동을 한다고 감안해도 1~3개월 동안 음식물을 먹지 않아도 신체의 열량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양만큼 연료가 저장돼 있는 셈이다.

단식이 진행될수록 인체에서 필요한 에너지는 지방에서 전환된다. 그러므로 생명을 유지하면서 단식을 지속할 수 있는 기간은 주로 인체의 지방 저장량에 따라 결정된다. 단순히 에너지량으로만 따지면 인체는 3개월을 먹지 않고 살 수 있는 에너지를 비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기간은 에너지 측면에서만 생각한 것이다. 인간의 몸은 지방의 형태로 에너지를 많이 저장하고 있지만, 탄수화물 비축량은 단 하루에 고갈될 만큼 극히 적다.

또한 인간이 의식을 유지하려면 뇌가 활동을 해야 한다. 뇌는 활동 연료로 포도당만을 사용하므로 혈중 포도당을 계속 유지해야 뇌활동이 가능하다. 잠깐이라도 포도당이 공급되지 않으면 뇌는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된다. 외부에서 음식물이 공급되지 않을 때 뇌에 필요한 포도당을 인체 내부에 비축된 연료에서 공급해야 한다. 인체에 포도당을 공급해 줄 수 유일한 공급원은 단백질 분해에서 오는 아미노산이다. 팔, 다리 등의 근육은 가장 가능성이 큰 아미노산 공급원이다. 그러나 인체는 위험을 피해 신속히 운동할 수 있는 능력(주로 근육의 단백질)을 최소한 비축하고 있어야 하므로 근육의 모든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해 쓸 수 없다.

 

생존력은 대사 적응력의 차이


 

물과 음식물 공급이 중단되면 처음에는 지방조직에서 지방이 동원되고, 간에서는 포도당을 만들어낸다. 이 때 근육도 포도당을 아끼기 위해 연료를 포도당에서 지방산으로 바꾼다. 단식이 계속되면 뇌는 상당한 양의 아세토아세트산(지방에서 분해됨)을 포도당 대신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적응한다. 단식한 지 3일이 되면 뇌는 에너지 수요의 3분의 1을 케톤체(지방에서 분해된 연료)에서 충당한다.

단식 후 몇 주가 지나면 케톤체들이 뇌의 주요한 연료가 된다. 뇌는 굶기 시작한 첫날에 1백20g의 포도당을 요구하지만, 이 때는 생존을 위한 대사를 최소한으로 줄여 하루에 40g의 포도당만을 요구한다. 간에 의해 지방이 케톤체로 전환되면서 인체가 한계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을 알고 뇌는 포도당에 대한 요구를 현저하게 감소시키는 것이다.

에너지와 달리 물은 인체에 저장되지 않으므로 굶는 동안 물을 어떻게 충당하느냐가 가장 큰 문제다. 극한상황에서 강요된 단식을 하는 경우, 인체는 지방을 분해하면서 하루 약 0.25L의 물을 만들어 자가공급한다. 반면 호흡과 땀으로 약 0.4L가 인체에서 빠져나간다. 결국 외부에서 물이 공급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탈수상태에 빠져드는 것이다.

인체는 수분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호흡과 대사율을 낮추어야 한다. 인간은 동면하는 동물처럼 스스로 대사율을 조절할 수 없으므로 잠자는 상태나 움직이지 않고 평정한 마음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물과 에너지의 소모를 가장 적게 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호흡수, 심장박동수, 체온, 대사율 등을 최소한으로 유지하는 상태에서라면 인간의 생존은 최대한 연장될 수 있다. 결국 다른 외부적 조건이 같다고 할 때 인간의 생존능력은 생체 내의 대사 적응력에 달려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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